금강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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娘生寶藏 2011. 9. 20. 12:32

                                           

                                            

 자리를 펴고 앉다

 

 금강경에서 또 중요한 게 있으니, 서분(序分)의 마지막 구절인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는 말씀이다. 좌선(坐禪)이다. 지관타좌(只管打坐)라고 해서, 앉기만 제대로 하면 부처라 그랬다.

 

우리가 경전을 공부할 때는 그래도 좀 덜하다. 말도 듣고 글을 좇아가며 해석을 짓기도 하니까 정신이 산란하지 않지만, 그런데 기도를 할 때나 좌선(坐禪)을 할 때는 그 숱한 망상(妄想), 평소에는 몰랐던 그런 망상이 왜 그렇게 떠오르는지, 법당에서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하면서도 마음은 딴 곳에 실컷 놀다가 끝날 때쯤 들어오는 일이 허다하다.

 

자리를 펴고 앉는다. 몸도 마음도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그게 앉는 것이다. 그냥 몸만 있는 것이야 절구통이 최고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앉아 있는 절구통. 사람이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갖추고 앉아 있어야 한다. 몸만 있으면 시체요, 마음만 있으며 귀신이다.

 

그게 조화를 이루어서 산사람이 제정신을 가지고 있을 때, 그게 바로 제대로 된 좌선인 것이다. 두 조건을 아주 조화롭게 이루어 잘 앉아 있으면 정상이다.

 

기도(祈禱)도 마찬가지이다. 관세음보살 하면 오로지 관세음보살만 마음과 몸에 떠올려야지, 생각은 딴 곳에 갖다 놓고 몸과 입으로만 관세음보살 한다면 기도가 아닌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래서 여기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라는 구절이 있는 것이며, 마지막 이 말은 좌선삼매(坐禪三昧)를 말하는 것이다.

 

걸식해서 무상(無相)을 깨닫고, 세족(洗足)해서 무상을 깨달아라. 그래도 안 되면 자리를 펴고 앉으라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앉아서 여지부동(如之不動) 여여부동(如如不動)한다면 부처님의 정신을 잘 깨달았다, 잘 수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차례가 서분(序分), 걸식(乞食), 세족(洗足), 부좌이좌(敷座而坐)이다.

 

이 네 가지 낱말을 잊어버리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 그 내용을 어떻게 새기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낱말이 금강경의 사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러면 금강경이 매일 매일 마음속에 젖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선현이 법을 청하다.

 

善現請分 第二

 

그때 덕이 높으신 수보리 존자가 대중 가운데 계시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옷차림을 바르게 정돈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 공경을 하면서 부처님께 사뢰었습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펴 주시고, 모든 보살들에게 잘 당부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최상의 깨달음에 대한 마음을 일으킨 이는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매우 좋은 질문이다, 수보리야.

그대의 말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피고 잘 당부하느니라.

 

 그대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최상의 깨달음에 대한 마음을 일으킨 이는 반드시

이와 같이 머물고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을 지니라.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즐겁게 듣고자 하나이다.

 

출처 : 사리암
글쓴이 : 만년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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