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법상스님
현실의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아, 이렇게 비가 내리고 있네요.
비가 오니까 초록들이 더 싱그러움을 띄는 것 같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서 바람도 함께 불다보니까 ''
창밖으로 나뭇잎들이 싱그럽게 오고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보기가 아름답고 생기로운지 모릅니다.
그때그때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항상 우리 주변에는 있거든요.
그런데 때때로 고민이 있거나 괴로운 일이 있어서 상담을 하려고 찾아오는 분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
찾아서 걸어 들어오는 그 얼굴에 아주 큰 고민과 번뇌와 안쓰러움이 얼굴 표정에도 묻어납니다.
그런 분들을 뵈면 제 마음이 참 안쓰럽고,
안타깝고,
아프거든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전혀 눈길 한번 줄 수 없고,
이 아름다음을 누릴 수 없는 가슴을 가지고 찾아오신 것에 대한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자리하게 되곤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를테면 '수행을 하십시오'라고 하고,
당장 빚 독촉 때문에 시달리고 계시는 분한테 '수행하라'고 하거나,
당장 죽을병에 걸린 분이라던가 아니면 부부 관계가 안 좋거나 뭔가 자식이 당장 어려움에 처했거나
세속적인 큰 결정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계시는 분에게는 대개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도,
어떤 좋은 부처님 가르침을 말해 드리더라도 그것이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때때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수행해라,
기도해라 하는 이야기가 그냥 멀쩡한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지 ;;
우리같이 힘들어 죽겠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 하면 되겠습니까,
우린 당장 먹고 살 길이 힘들고 당장 내 앞에 갑갑한 일들이 많은데
그 수행이 어떻고 하는 게 다 팔자좋은 사람들이나 하는 얘기 아닙니까?”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불교의 근본법과 방편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불교의 본질,
근본법에 입각해서 본다면 수행에 대한 담론으로 들어가야 될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방편법들로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은 것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가 현실 생활 속에서 힘들고 고되고 괴로워하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은 먼저 그것부터 어떻게 풀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방편법으로써
다가서지 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행히도 불교는'''
다양한 상황에 처해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한 다양한 방편 법문을 준비해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방편으로써 우선 그 사람의 힘든 일부터 보듬어 주고
그 사람이 살면서 당장에 최소한 필요한 의식주부터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해 드려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뭐랄까''부득이하게 ''
본질적인 근본법보다는 방편법을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게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