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설중
雪 中
- 여강 최재효
창 밖에 눈보라 휘몰아치니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볼 수 없어
반쯤 남은 잔을 앞에 놓고
지난 비몽悲夢 속에 잠시 들어가 앉네
휴월虧月은 구름 속에 부끄럽고
동목冬木은 눈 속에 떨고 있는데
석인石人은 주선酒仙이 되어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흰 꽃잎도 걱정하네
평생 춘몽春夢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잡히지 않는 그림자 ?다
반평생 홀연히 사라지고
태산 같은 수심만 머리에 이고 있네
심중心中에 옥으로 만든 거목 한그루
천만사千萬絲 늘어진 나뭇가지에
백만사百萬思 걸렸는데
설한풍이 가위질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
- 창작일 : 2012.12.3. 21:00
[주] 虧月(이지러질 휴, 달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