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무제5
무제 5
- 여강 최재효
가녀린 동지冬枝 마다
춘심春心이 알알이 배었는데
지난 봄 흉사凶事 생각하면 목이 메네
저 초승달 어찌 그때 일 알고
초저녁에 술 한동이 메고 나타나
수작酬酌하자 조르는가
나그네 험로險路에 해 지면 달 뜨고
눈보라 걷히면 춘풍春風 오리니
백년 상처傷處도 흐르는 물 같아라
문득 억울하게 지천명 넘어가니
겨울 하룻밤이 십년 같아서
사창紗窓에 기대어 수심 쌓을까 걱정되네
꽃 아래서 함께 춤추던 고운 사람
이제는 꿈속에서나 만나 볼 수 있으니
추운 밤 술 한동이 게 눈 감추듯 하리
차가운 노을 속으로 석양이 지고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는 검푸른데
취선醉仙되면 어디든 갈 수 있으리
- 창작일 : 2013.02.15.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