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1
昔에 朱世英이 嘗以書로 問雲庵眞淨和尙云호대 佛法이 至妙하니 日用에 如何用心하며 如何體究리닛고 望慈悲指示하소서 眞淨이 曰佛法이 至妙無二하니 但未至於妙則互有長短이어니와 苟至於妙則悟心之人이라 如實知自心이 究竟하야 本來成佛이며 如實自在며 如實安樂이며 如實解脫이며 如實淸淨하야 而日用에 唯用自心이니 自心變化를 把得便用이언정 莫問是之與非라 擬心思量하면 早不是也니라 不擬心하면 一一天眞이며 一一明妙며 一一如蓮花不着水하야 心淸淨超於彼니라
옛날에 주세영(朱世英)이라는 사람이 일찍이 편지로써
운암진정(雲庵眞淨) 화상에게 물었습니다.
“불법은 지극히 미묘해서 일상에 어떻게 마음을 써야하며
어떻게 참구해야 합니까?
바라건대 자비로서 지시하여 주십시오.”
진정 화상이 말씀하였습니다.
“불법은 지극히 미묘하여 둘이 아니니라.
다만 미묘한데 이르지 못하면 서로 장단이 있지만
진실로 미묘한데 이르면 마음을 깨달은 사람이니라.
자신의 마음이 구경이며 궁극이라서 본래 성불이며,
여실(如實)히 자재하며,
여실히 안락하며,
여실히 해탈이며,
여실히 청정함을 여실히 알 것이니라.
그러므로 일상에 오직 이 마음만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변화를 꽉 잡아서 곧 쓸지언정 옳고
그름을 묻지 마십시오.
만약 마음을 헤아려 사량 분별을 한다면 벌써 옳지 않습니다.
마음을 헤아리지 아니하면 그대로가 낱낱이 천진이며,
낱낱이 밝고 미묘하며,
낱낱이 마치 연꽃이 물에 젖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마음이 청정하여 저 모든 문제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강설 :
운암진정 화상의 말씀을 길게 이끌어 왔다.
진정한 불법을 이해하는데 매우 요긴한 법문이다.
즉 불법은 미묘하다.
그 미묘한 경지에만 이르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이다.
미묘한데 이르렀다는 말은 곧 자신의 마음이 구경이며 궁극이다.
그러한 마음을 깨달은 부처가 되었다는 뜻이다.
마음을 깨달으면 대자유를 누리며,
가장 안락하고 행복하며,
완전한 해탈이며,
청정 그 자체임을 알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깨달았든 깨닫지 못했든 이 마음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나 깨나 쓰고 있는 마음을 확실하게 꽉 잡아라.
그래서 온갖 분별을 떠나 본연의 마음과 혼연히 하나가 되면
일상에서 무엇을 하든 그대로가 천진이며,
그대로가 미묘하고 밝은 것이 마치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이
진흙에 젖지 않고

맑고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어난 모습과 같은 삶이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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