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지붕위로
/ 폴 베를렌느 (1844∼1896) 프랑스
하늘은 지붕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鐘)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스러운 웅성거림.
―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봐,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했니?
<>철환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