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유통판 언충(劉通判 彦冲)에게 보낸 답장 1-5
유통판 언충(劉通判 彦冲)에게 보낸 답장 1-5
其徒不勝其憤하야 皆作色厲聲하야 謂闍夜多曰尊者는 蘊何德行이관대 而譏我師어뇨 闍夜多曰我不求道호대 亦不顚倒하며 我不禮佛호대 亦不輕慢하며 我不長坐호대 亦不懈怠하며 我不一食호대 亦不雜食하며 我不知足호대 亦不貪欲이라 心無所希名之曰道라한대 婆修聞已에 發無漏智하니 所謂先以定으로 動하고 後以智로 拔也라
그의 제자들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이 붉어지며 소리를 지르면서 사야다 존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존자는 무슨 덕행을 쌓았기에 우리의 스승을 나무랍니까?” 사야다 존자가 말하였습니다. “나는 불도를 구하지는 아니하지만 또한 전도(顚倒)되지도 않는다. 나는 예불은 하지 않지만 또한 가벼이 하거나 없인 여기지도 않는다. 나는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하지는 않지만 또한 게으르지도 않는다. 나는 일중식(日中食)을 하지는 않지만 또한 잡식(雜食)을 하지는 않는다. 나는 만족을 알지는 못하지만 또한 탐욕하지는 않는다. 마음에 바라는 바가 없는 것을 이름하여 불도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바수반두가 그 말을 전하여 듣고는 무루(無漏)의 지혜를 발하였습니다. 그것이 소위 “먼저 선정으로써 움직여 놓고 뒤에는 지혜로써 뽑아낸다.”라고 한 것입니다.
강설 : 진정한 불법은 철저한 수행과 피나는 고행에도 있지 아니함을 명확하게 가르친 내용이다. 그렇다고 향락과 방탕으로 불법을 얻는 것도 물론 아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수행과 일체 인간의 삶이 어떤 면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상반된 두 입장을 함께 포용하고 조화를 이루는 중도적 삶을 가르친다. 사야다 존자가 말씀하신 이 내용은 불도를 구하고 예불을 하며 장좌불와와 일중식 등등 불교수행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들인데, 처음 발심하면서부터 궁극적으로 불도를 성취하기까지 모든 수행들이 이와 같이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평범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도 역시 치우치지 않는 소견이 가장 우선한다. 그것이 곧 지혜다.
영명연수(永明延壽,904-975) 선사는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에서 중도적 생활을 이와 같이 말씀하였다. “이 육신이 본래 없음을 잘 살펴서 모양을 갖추라. 설법할 내용이 없음을 깨닫고 경전을 설하라. 물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은 도량을 건립하라. 본성이 공적한 세계를 장엄하라. 환영과 같은 공양거리를 나열하라.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은 여래에게 공양 올리라. 죄의 본성이 공적함을 참회하라. 법신이 항상 세상에 머물기를 권청하라. 빈 골짜기의 메아리 같은 바라밀을 베풀라. 허공의 꽃과 같은 만행을 닦고 익히라. 유심정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라. 거울속의 마군을 항복 받으라. 꿈속의 불사를 크게 지으라. 환영과 같은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라. 텅 비어 적멸한 깨달음을 함께 증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