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발심수행

손지현(孫知縣)에게 보낸 답장 1-12|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是)라고 하였다.

娘生寶藏 2014. 12. 12. 07:32

손지현(孫知縣)에게 보낸 답장 1-12

 

圭峰密禪師造圓覺䟽鈔할새 於圓覺有證悟處코사 方敢下筆하니 以圓覺經中

 一切衆生皆證圓覺이라하야늘 圭峰하고 謂譯者之訛라호대 而不見梵本일새

亦只如此論在䟽中하고 不敢便改正經也러니 後來泐潭眞淨和尙撰皆證論호대 論內

 痛罵圭峰하여 謂之破凡夫臊臭漢이라 若一切衆生皆具圓覺而不證者인댄 畜生永作畜生하고

 餓鬼永作餓鬼하야 盡十方世界都盧是箇無孔鐵鎚更無一人發眞歸元이며 凡夫

 亦不須求解脫이니 何以故一切衆生皆已具圓覺이라 亦不須求證故라하니라

 

규봉종밀 선사가 원각경의 소초

(䟽鈔)를 지을 때 종밀 선사가 원각경에 깨달은 것이 있은 뒤에 바야흐로 붓을 대었습니다.

원각경 가운데

 일체중생이 모두 원각을 증득했다.”라고 하였는데

규봉 선사가 증()자를 고쳐서 갖추었다는 구()자로 여겨서

 번역한 사람의 잘못이다.”라고 하였으나

범본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또한 다만 이와 같이 소() 안에다

 논의하여 두고 감히 경전을 고쳐서 바로잡지는 않았었습니다.

 뒷날 늑담진정 화상이 개증론(皆證論)을 찬술하면서

그 논문 안에다 규봉 선사를 심하게 꾸짖으면서 말하기를,

 “깨어진 범부요 누린 냄새나는 놈이다.

 만약 일체중생이 모두 원각을 갖추기만 하고

 증득하지는 못했다고 한다면

축생은 영원히 축생이 될 것이고

아귀는 영원히 아귀가 되어서 온 시방세계가 전부 무공철추(無孔鐵鎚)여서

 다시는 한 사람도 참 마음을 발하여 근원에 돌아가는 이가 없을 것이며,

 범부도 또한 해탈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체중생이 다 이미 원각을 갖추었으므로

또한 모름지기 증득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이 대목은 불교에서 안목이 투철한 사람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야기다.

사람 사람은 모두가 본래로 원각을 증득한 상태이지 원각을 갖추고만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 규봉 선사가 이 사실을 착각하고 갖추었다는 말을 하였다가 늑담진정 화상에게

천하에 들을 수 없는 지독한 욕을 얻어먹게 되었다.

파범부 조취한(破凡夫臊臭漢)이다.

깨어져서 쓸모없는 범부요,

동물과 같이 비린내만 풍기는 놈이라고 하였다.

 이 한마디가 천하 사람들의 안목을 열어주는 욕이 되었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각 앞에도 이렇게 써져있다.

원각도량하처 현금생사즉시(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是)라고 하였다.

원각의 장소가 어딘가.

바로 지금 생사를 거듭하고 살아가는 모든 중생들의 삶이다.”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절에서 불법의 견해를 확고하게 세워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