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댄
지혜智慧의 완성完成을 위한 반전反轉
경성 | 희랑대 감원. 중앙승가대학 교수.
고통과 업장을 소멸消滅하는 열쇠는 지혜이다.
지혜라는 광명光明의 빛이 켜지기만 하면 아무리 오래되고 깊고 두터운
업장과 고통이더라도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비유하자면 수억만 년 된 동굴 속의 칠흑 같은 어둠이나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깜깜한 방 안에 처하더라도, 전등불의 스위치를 올리는 찰나刹那
의 순간에 환하게 밝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시간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된 어둠이라는 이유로,혹은 한치 앞을 내
다볼 수 없는 짙은 어둠이라고 해서 며칠이나 몇 시간이 있어야만 어둠이
없어지고 환해지는 것이 아니다. 백 겁의 무수한 세월을 거치면서 쌓이고
모여 누적된 죄장罪障이라고 하더라도 지혜를 깨닫는 찰나의 한 순간에
모두 소통한다는,
백겁적집죄百劫積集罪
일념돈탕진一念頓蕩盡이 바로 이것을 설명하는 게송偈頌이다.
어둠을 물리치고 해결하는 열쇠나 요점이 전등불이라면, 우리의 고통과
업장을 소멸하고 해결하는 key point는 지혜이다. 그것이 바로 지혜인 광
명으로 고통과 업장인 우리들 마음속의 어둠을 물리치고 소멸하는 빛으
로 지혜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혜를 증득하는 순간, 모든 고통과 업장을 뛰어넘고,모든 번뇌와
집착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은 지혜의 완성完成으로 온전하게 이룩된
지혜의 단계를 가리키는 것이다. 궁극적인 완성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서는 필수적인 과정과 여정을 묵과할 수 없으며, 자리적自利的인 수행에
뒤지지 않게 이타적利他的인 보살행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세간과 출세간을 막론莫論하고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완성시키기 위해서
는 배전倍前의 노력을 간단間斷함이 없이 일정한 기간 동안 꾸준히 지속
(정진精進)하여야만 한다. 현생現生에서의 학업이나 직업은 물론 가정을
꾸리거나 인간적인 관계와 유대를 위해서 꾸준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려
도 기대만큼의 성과成果를 이루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하는 만큼, 하물며 억 겁의 세월 동안 누적된 모든 고통과 업
장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지혜의 완성이란 얼마나 지난至難할 것인지
가늠조차도 불가한 것이 우리네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지혜를 이룩하여 숙세宿世의 모든 고통과 업
장을 단번에 해결하고 소탕하는 것은 모든 불자들의 이상향理想鄕이며
궁극적인 취향처趣鄕處라는 것을 확대하고 확장하여, 이상향과 취향점에
도달하는 중간의 과정이나 기착지奇着地에도 고통과 업장의 강도와 크기
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돈頓으로서 단번에 완
성하는 지혜의 측면을 강조하는 시각을 낮추고 넓혀서 점적漸的인 부분
으로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여정으로 시야를 확대한다면, 도저히
이루어 낼 수 없는 경지여서 꿈꿀 수 조차 없는 불가항력적인 고차원의
단계라고 지레짐작하게 하거나 혹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무기력감에
침참沈僭하게 하는 폐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기 때문
이다.
점漸으로서 지혜의 완성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과정이란 무엇인가.
나의 고통과 업장에 집중하고 치중하는 것에서 시야와 의식을 확대하여
모든 생명의 고통과 업장에 대처하고 완화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고통
과 업장의 강도와 긴장은 줄어들고 감소될 것이다.
만약 나의 고통과 업장의 소멸만을 추구한다면, 백 겁 천 겁의 인생을 다
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지혜의 완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업장의 강도를 낮추고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끝없는 자기 성찰과
함께 타인을 향한 무한한 배려와 존중의 자세, 고통과 업장에서 허덕이는
생명에 대한 연민과 구제의 손길이 요구된다. 이것은 나의 고통과 업장이
힘겹고 벗어나고픈 만큼 모든 존재와 생명을 향해서 동일한 시각과 이해
를 갖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어진 상황과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불굴不屈의 의지로 학업을 완성하거
나, 자수성가의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거나, 혹은 편부와 편모의 형편이나
결손가정에서도 자식을 훌륭하게 훈육하는 어버이 등은 모두 각고刻苦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완성의 결과인 것이다.그러므로 병고와 업장이 힘들
고 두꺼울 수록 성실한 자세와 배전의 노력으로 대처해야만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통의 강도를 완화시키고 업장의 과보를 경감輕減시킬 수
있는 조건 가운데에 가장 수승한 최상의 방책은 관심과 역량力量의 전환
이 그것이다. 안으로 소소한 자기의 고통과 업장에게만 집중된 시선과 정
성을 돌려서 외부적으로 광범위하게 모든 존재와 생명의 고통과 업장까
지로 전환轉換하고 확대시켜서 존중과 보시의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실행
을 평생의 과업으로 수행遂行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지혜
의 완성에 도달 할 수 있는 지름길인 동시에 진솔한 사람들이 참다운 인
생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기막힌 반전反轉일 것이다.
위 내용은 2011년 3월 법보지 "해인"에 실린 것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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