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여가는곳..

[스크랩] 극락암의 봄

娘生寶藏 2011. 4. 21. 13:32

푸른 솔숲에 옛 선사의 사자후 일성

봄바람으로 맴돌고

영축산 뒤덮었던 게송 중의 장삼자락

해제한 납자의 머릿 속에선

벗겨질듯 말듯

 

 

입춘에 벙근 매화는 경칩에 열렸는데

三笑窟에 남은 님의 法香은 

매화보다 짙어라

 

 

`왜 세번 웃어야 합니까?`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보게...껄껄~~`

 

 

원광재 대숲이 봄빛에 綠綠하다

대숲에 이는 바람이야 지난날의

그 희열에 찬 법문을 기억하리라

세월은 갔어도 님의 자리와 향기는 남았으니...

 

 

님이시여!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참 뜻은

어디에서 찾으오리까...

꽃 지는 자리와 봄이 돌아 갈 길은 또 

어디에서 찾으오리까...

 

 

흐르는 강물이듯

흐르는 인생인데

흘러도 흐른 바 없는

저 無心세월 속의

그림자 있는 형상은 누구입니까?__()__

 

 

 

 

눈푸른 납자들은 소를 찾아 헤맸건만

소울음 소리는 꿈길인듯 아득하고

바람결에 조차 걸리던 화두는

봄빛에도 이끌리고...

 

 

큰 스승은 어디가고 추녀끝엔

봄 꿈만 가득인가

찾아도 보이지 않고 불러도 대답 없는

가슴 속의 바위

영원히 깨어지지 않을듯한

무심한 천년바위...

 

 

속절없이 해마다 피고지는 홍매는

어디로 가는고?

가슴 붉은 사람은 조사(달마=중국禪의 初祖)를 찾건만

눈 덮힌 마당밖은 안중에도 없구나

혜가(神光=중국禪의 2祖)의 잘린 팔에서

홍매화가 뿌려졌구나 

선재! 선재!

  

 

 

도량의 봄은 노사나(盧舍那)의 빛이구나

세상의 중생이여,

이 빛 아니면 어디에서 몸 벗을까

무량겁 광명 입어 자비송을 읊어 보세 

 

 

 

영축산 독수리가 바위돌을 쪼았는가

트이지 않는 이 내 영대(靈臺) 쪼아

海印의 바다로나 쫒아주지...

헤아릴 수 없는 공덕 광명이여,

화엄의 바다여...

 

 

 

 

 

 

여시문(如是門) 돌계단에 선승의 사자후가

동량처럼 막아섰다

`어디로 가는고?` 

`극락으로 갑니다`

`잘 가시게`

 

 

영축산 잠긴 영지 홍교 위에는 

봄날의 무지개가 시를 읊조리고 있었다

 

 

영축산 천연의 성지 

쉬어 감이 그 몇인가.

구름은 산 너머로 흘러가고 

달은 솟아 동구에 떴네.

맑은 눈빛은 바다처럼 푸른데 

티끌세상 한갓  헛된 꿈일세.

고금의 참 면목이여 벼랑 아래 물

언제나 맑게 흐르네

 

<詩 통도사--경봉, 구하스님>

 

 

출처 : 물금 용화사--석조여래좌상 보물491호
글쓴이 : 뫼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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