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솔숲에 옛 선사의 사자후 일성
봄바람으로 맴돌고
영축산 뒤덮었던 게송 중의 장삼자락
해제한 납자의 머릿 속에선
벗겨질듯 말듯
입춘에 벙근 매화는 경칩에 열렸는데
三笑窟에 남은 님의 法香은
매화보다 짙어라
`왜 세번 웃어야 합니까?`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보게...껄껄~~`
원광재 대숲이 봄빛에 綠綠하다
대숲에 이는 바람이야 지난날의
그 희열에 찬 법문을 기억하리라
세월은 갔어도 님의 자리와 향기는 남았으니...
님이시여!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참 뜻은
어디에서 찾으오리까...
꽃 지는 자리와 봄이 돌아 갈 길은 또
어디에서 찾으오리까...
흐르는 강물이듯
흐르는 인생인데
흘러도 흐른 바 없는
저 無心세월 속의
그림자 있는 형상은 누구입니까?__()__
눈푸른 납자들은 소를 찾아 헤맸건만
소울음 소리는 꿈길인듯 아득하고
바람결에 조차 걸리던 화두는
봄빛에도 이끌리고...
큰 스승은 어디가고 추녀끝엔
봄 꿈만 가득인가
찾아도 보이지 않고 불러도 대답 없는
가슴 속의 바위
영원히 깨어지지 않을듯한
무심한 천년바위...
속절없이 해마다 피고지는 홍매는
어디로 가는고?
가슴 붉은 사람은 조사(달마=중국禪의 初祖)를 찾건만
눈 덮힌 마당밖은 안중에도 없구나
혜가(神光=중국禪의 2祖)의 잘린 팔에서
홍매화가 뿌려졌구나
선재! 선재!
도량의 봄은 노사나(盧舍那)의 빛이구나
세상의 중생이여,
이 빛 아니면 어디에서 몸 벗을까
무량겁 광명 입어 자비송을 읊어 보세
영축산 독수리가 바위돌을 쪼았는가
트이지 않는 이 내 영대(靈臺) 쪼아
海印의 바다로나 쫒아주지...
헤아릴 수 없는 공덕 광명이여,
화엄의 바다여...
여시문(如是門) 돌계단에 선승의 사자후가
동량처럼 막아섰다
`어디로 가는고?`
`극락으로 갑니다`
`잘 가시게`
영축산 잠긴 영지 홍교 위에는
봄날의 무지개가 시를 읊조리고 있었다
영축산 천연의 성지
쉬어 감이 그 몇인가.
구름은 산 너머로 흘러가고
달은 솟아 동구에 떴네.
맑은 눈빛은 바다처럼 푸른데
티끌세상 한갓 헛된 꿈일세.
고금의 참 면목이여 벼랑 아래 물
언제나 맑게 흐르네
<詩 통도사--경봉, 구하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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