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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성공(佛性空)

娘生寶藏 2011. 8. 25. 14:42

불성공성(佛性空性) ― 불성은 공성이다(도신)

 

   사조 도신의 회상에 한 소년이 찾아왔다. 훗날 오조 홍인화상이다.

사조가 물었다.

“그대의 성이 무엇인가?”

소년이 말했다.

“성은 있으나 일반 성이 아닙니다.”

“무슨 성인가?”

“불성입니다.”

사조가 거듭 물었다.

“그대는 성이 없는가?”

“성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조사가 그가 법기임을 짐작하고 바로 출가시켰다. 나중에 법을 부촉했다.

 

   성(姓)을 물었는데 불성(佛性)으로 대답하니 명안종사가 될 자질은 따로 있는가. ‘그대의 성이 무엇인가?’ 라고 물은 것은 성이 없는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성이 없으니 불성(佛性)이다. 그래서 ‘성은 있으나 예사 성이 아니다’라고 대답한 것이다. 만일 불성이 있다고 한다면 불성이 아니니 성품이 공하기 때문에 불성이라 하는 것이다. 아마도 홍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生而知之)이었나 보다. 그래서『임간록』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사조 도신대사가 파두산에 주석할 때 산중에 이름 없는 한 노승이 있었는데, 소나무 심는 일만 하였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재송도인(栽松道人)이라고 불렀다. 그가 하루는 4조에게 법도(法道)를 듣고자 청하니, 4조가 ‘그대는 이미 늙었다. 설사 법을 듣는다 해도 어찌 널리 펼 수 있겠는가? 만일 다시 올 수 있다면 반드시 그대에게 법을 설해 주리라.’ 하였다.

   그 도인이 곧 떠나서 물가에 이르러 한 젊은 낭자가 빨래하는 것을 보자 고개를 숙여 절하고 말하기를 ‘하룻밤 묵어갈 수 있습니까?’ 하니 낭자가 대답하기를 ‘나의 아버지와 형이 계시니 가서 청해 보십시오.’ 하였다.

스님이 ‘좋습니다. 나는 곧 가겠습니다.’ 하니 낭자가 수긍하였고, 스님도 지팡이를 돌려 떠났다.

   그 낭자는 주(周)씨네 막내딸인데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태기가 있으니 부모가 크게 노하여 내쫒아 버렸다. 여자는 갈 곳이 없어서 날마다 마을에 삯일을 하고 저녁에는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추녀 밑에서 잠을 잤다.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을 낳았는데 상서롭지 못하다 하여 개울에다 버렸다. 다음날 보니 흐름을 거슬러 떠올라가고 있는데 몸의 기상이 선명하였다. 깜짝 놀라 데려다가 길러 동자가 되어서는 어머니를 따라 걸식을 다녔는데 사람들이 성 없는 동자(無姓童子)라 불렀다. 4조가 황매산 길에서 만나 기뻐하면서 ‘네 성이 무엇이냐?’하고 물은 것이다.

   부모로부터 받은 성(姓)은 임시의 거짓 성(假姓)이다. 중생의 본래 성은 불성(佛性)이다. 그래서 대승불교에서는 불성본유(佛性本有: 중생 가운데 불성이 본래 갖추어져 있음)설을 주장하고, 나아가『열반경』에서는 “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一切衆生悉有佛性).”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에 없는 불성을 닦아서 만들어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본래 있는 불성이기에 드러내기만 하면 바로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문에서는 지위 점차가 있는 점(漸)보다는 단박에 깨닫는 돈(頓)을 귀하게 여긴다.

출처 : 불이선(不二禪)
글쓴이 : 월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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