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불연(佛緣)이란
/혜송 룸비니
세상에서 하나 숨결 고르게 하는 것은
행실함이 분잡하지 않아 다행하게 할 것으로
세상에서 숨결이 거칠다 하는 이것은
모르니 모른다는 것이 악업인 줄 모르는 것으로
세상의 불연이란, 한 숨결 고르도록 편하게 하는 것을!
초목에 병이 들면 잎의 진기가 메말라지듯
마음에 병이 들면 오롯이 화란 마(魔)가 들어 오고
자유가 메말라지면 외로움과 핍박이 조여 들어 오고
가슴이 지혜로우면 한결같은 선근이 벗으로 들어 온다
세상의 불연이란, 이렇듯 만인의 자유로운 벗인 것을!
바르지 못함을 염려해 주는 선근 인연이 있어도
그 염려 소용없어 마음이 앉은 자리를 실없게 하고
내 몸에 병듦 처럼 무서운 악 업이 살을 깎아도 이 도리 모르니 모르는 공부, 평생해도 무용지물이다
세상의 불연이란, 정신을 총명하게 하는 인연인 것을!
내 몸과 내 입과 내 뜻이 누구를 위하여 쓸 것인가
아담한 방 한 칸에서 내 엄마로 인해 이 한 몸 태어나
천지에 널린 것이 사람들이지만 나홀로 사라질 것인데
누구를 위하고 누구를 사랑 하고 미워할 시간이 있는가
세상에 불연이란, 오직 자신이 무진삼보라고 일러준 것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