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 하나님보살마하살 / 반칠환
고향 친구가 휴대폰으로 동영상 하나를 보내왔습니다.
“아이구, 나이가 들어갖고 오늘도 모르고, 내일도 모르고, 시간가는 지도 모릅니다. 하나님한테 좋은 말씀 들을라구 아무리 정신을 써도 맨날 잊어버린께 명철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걸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관세음보살.”
평생 다니던 절 대신 아들 며느리 따라 교회 나가신다는 친구 어머니였습니다. 장의자에 앉아 두 눈을 감고 큰소리로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보고 또 보다가, 문득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팔순의 어머니는 오늘도 모르고 내일도 모르신다지만 하나님과 관세음보살이 하나이던 믿음의 본디 거처를 알고 계신 듯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