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자비수관과 뇌 과학
4) 접촉으로부터 모든 것이 일어난다(물질현상과 정신현상)
(1) 심리가 일어나는 과정과 심리회로
뇌과학에서는 우리가 물체와 접촉하거나 그것을 보면,
그 자극은 감각기관에서 전기(電氣)적인 신호로 뉴런에 전해져
뇌 속에서 정보가 처리된다고 합니다.
그 정보처리 과정은 세포체와 거기에서 뻗은 수상돌기 및
축색으로 이루어진 뉴런에서 일어납니다.
수상돌기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며
정보를 받는 수상돌기는 그 정보를 세포체에서 축색으로 전합니다.
축색의 끝부분은 시냅스(그리스어로 ‘접합’이라는 뜻)라고 하는데,
물체와 접촉하거나 바라봄으로써 생기는 신호는
이 시냅스를 통해 다음의 뉴런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결국 정보를 받아들여 뇌세포가 반응하는 것은
정보와 뇌가 만나는 ‘접촉’ 때문입니다.
유식 논서에서는 심리가
근(根)·경(境)·식(識)이라는 삼자가 만날 때 일어난다고 설합니다.
근(根)은 심리를 일으키는 뿌리라는 뜻으로
눈, 귀 같은 인식기관을 말합니다.
뇌의 신경세포도 인식기관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근(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境)이란 인식대상으로
안과 밖의 모든 것과 정신현상을 포함합니다.
몸과 마음도 관찰 대상이므로 경에 해당합니다.
식(識)은 마음입니다.
항상 주객으로 나누어져
주관의 마음이 객관의 마음을 인식하는 것이 식(識)입니다.
여기서는 단지 삼자의 한 요소로서의 마음입니다.
자비수관에서 자비손이 몸에 접촉할 때도
뇌라는 근, 몸이라는 경, 자비손이라는 식의 삼자가 만남(접촉)으로써
그 만남의 조건에 맞는 심리가 일어납니다.
이 삼자의 만남은 곧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조건이며
삼자의 만남에 의해 받아들인 정보는
그때마다 신경세포 사이에 새로운 신경회로로 연결됩니다.
이때 어떤 정보를 받아들였는가에 따라 신경회로가 만들어지고
신경회로의 성격이 규정됩니다.
따라서 자비수관에서 자비손을 몸에 접촉 했을 때는
자비와 연관되는 심리가 일어나고
그를 통해서 몸과 마음의 여러 가지 정보가 나타납니다.
또한 심리의 영향을 받는 뇌는
자비심에 따른 신경회로가 형성되고
치유물질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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