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랑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6-1
又,
來書를 細讀數過코사 足見辦鐵石心하며 立決定志하야 不肯草草호라. 但只如此崖到臘月三十日하면 亦能與閻家老子로 厮抵하리니 更休說豁開頂門眼하고 握金剛王寶劍하야 坐毗盧頂上也어다.
본문 ; 보내 온 편지를 자세하게 여러 번 읽고 나서야 철석같은 마음이 있으며, 결정적인 뜻을 세운 줄을 충분히 알았습니다. 그래서 소홀하게 할 수[草草]가 없습니다. 다만 이와 같이 납월 30일[죽는 순간]까지 밀고 나간다면 또한 능히 염가노자[염라대왕]와 서로 겨루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정문(頂門)의 눈을 활짝 열고 금강왕보검을 손에 잡고 비로자나불의 머리 위에 앉는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강설 ; 대혜 선사는 증시랑이 보낸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깨달음에 대한 철석과 같은 마음이 있고 결정적인 뜻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지 마음에 세운 한 가지 일이라도 성공하려면 철석과 같은 요지부동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세상사다. 하물며 도를 깨닫겠다는 꿈과 서원을 가졌다면 더 말을 할 나위가 없다. 만약 입지가 확실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참선납자는 오로지 깨달음에 대한 철석과 같은 마음으로 꿋꿋이 살아가는 그 삶이 중요하다. 그 가치관으로 어떤 문제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훌륭한 삶이며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에게 죽음이 닥친들 무엇이 문제가 될 것이며 염라대왕인들 무엇이 겁이 나겠는가.
“정문(頂門)의 눈을 활짝 열고 금강왕보검을 손에 잡고 비로자나불의 머리 위에 앉는다.”는 말은 깨달음을 얻어서 지혜의 눈이 생긴 것을 이마에 있는 제3의 눈이라고 한다. 금강왕보검이란 역시 깨달음에 의한 지혜의 칼을 뜻한다. 비로자나불의 머리 위란 깨달음을 이루고 난 뒤의 부처 중에 근본 부처인 법신불을 능가하는 경지를 이렇게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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