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好雨
- 여강 최재효
빗방울 부서지는 소리에 눈을 뜨네
칠흑 같은 밤에 보이는 것은
묵회색의 희미한 빗줄기
어느 봄 날, 몽롱한 주마등走馬燈이네
바람 불지 않으니
구름 속 하현下弦은 끝내 보이지 않겠고
베개를 고쳐도 잠은 오지 않는데
아마도 새로운 억병臆病이 올 듯 싶네
습관처럼 밤을 지새우다 보니
주야晝夜 경계 무너지고
수마睡魔에 시기를 받아
헌헌장부 아름다운 모습 시들어 가네
정처 잃고 구름처럼 떠도는 인생
호시절은 이미 저만치 갔지만
지극한 정성에 천우신조天佑神助 있으면
꽃 아래서 한번쯤 춘몽春夢 꿀 수 있으리
어려서 사귄 벗들 영리營利에 밝고
옛 임은 황금빛에 자주 취하니
적수赤手의 몸에게 이 밤은
지음知音 같은 동우冬雨 뿐이라네
- 창작일 : 2013.02.01. 03:00
[주] 지음 - 나를 알아주는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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