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0
若捨得性命인댄 方肯自下手어니와 若捨性命不得인댄 且只管在疑不破處하야 崖將去하면 驀然自肯捨命一下便了하리니 那時에사 方信靜時便是鬧時底며 鬧時便是靜時底며 語時便是黙時底며 黙時便是語時底라 不着問人하야도 亦自然不受邪師의 胡說亂道也리니 至禱至禱하노라
만약 생명을 버린다면 비로소 저절로 손을 댈 수 있지만 만약 생명을 버리지 못한다면 또한 다만 의심을 깨트리지 못한 곳에서 밀어붙이십시오. 문득 저절로 생명을 한번 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는 바야흐로 조용한 때가 곧 시끄러운 때며, 시끄러운 때가 곧 조용한 때며, 말할 때가 곧 묵묵할 때며, 묵묵할 때가 곧 말할 때임을 믿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아니해도 또한 자연히 삿된 스승의 어지럽게 말하는 것을 받아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극히 빌고 지극히 빕니다.
강설 : 불교를 통해서 깨달음에 접근하는 길은 여러 가지 길이 있다. 그 중에서 화두를 들고 선을 참구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일은 보통의 일이 아니다. 참선납자는 생명을 떼어놓고 공부한다고 하였다. 대혜 선사도 “생명을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생명마저도 버릴 각오로 공부하는데 무슨 부귀공명에 뜻이 있겠는가? 만약 출가인으로서, 또는 참선납자로서 부귀공명에 추호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선사도 아니며 수좌도 아니다.
일찍이 황벽희운(黃檗希運:?-850) 선사는 공부인을 위해서 이런 시를 남겼다.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화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塵勞逈脫事非常 緊把繩頭做一場
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그렇다. 간화선에서 설정한 깨달음의 경지는 반드시 생사를 돌아보지 않는 이와 같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폐인으로 인생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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