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판 언충(劉通判 彦冲)에게 보낸 답장 1-1
答 劉通判 彦冲(一)
令兄寶學公이 初未嘗知管帶忘懷之事나 信手摸着鼻孔하며 雖未盡識得諸方邪正이나 而基本이 堅固하야 邪毒이 不能侵이라 忘懷管帶도 在其中矣라 若一向에 忘懷管帶하고 生死心을 不破면 陰魔得其便하야 未免把虛空하야 隔截作兩處라
그대의 형 보학(寶學)이 처음에는 아직 관리하여 지니는 문제[管帶]와 생각을 잊어버리는 일[忘懷]에 대해서 알지 못했으나 믿는 손으로 비공(鼻孔)을 만지었으며, 비록 제방의 삿된 법과 바른 법을 다 알지는 못했으나 기본이 견고하여 삿된 독이 침범하지 못하였습니다. 생각을 잊어버리는 것과 관리하여 지니는 것도 그 가운데 있습니다. 만약 한결같이 생각을 잊어버리며 관리하여 지니기만 하고 생사의 마음을 깨트리지 못하면 오음(五陰)의 마가 그 기회를 얻어서 허공을 가지고 두 곳으로 나누어 놓음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강설 : 앞의 편지에서 장주(狀主)의 형인 유보학과 함께 동생 유통판을 간화선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편지가 오고간 뒤다. 다음으로 당사자인 동생에게 보낸 편지다. 유통판은 당시에 많이 유행하던 묵조선에 깊이 젖어 있었다. 묵조선의 문제점을 “마음을 관리하여 지니는 문제[管帶]”와 “생각을 잊어버리는 일[忘懷]”로 정리하여 이야기 하였다. “마음을 관리하여 지니는 것”은 관법(觀法)에 해당되고, “생각을 잊어버리는 것”은 지(止)에 해당된다. 지관법(止觀法)은 간화선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수행법이다. 그래서 간화선의 창시자인 대혜 선사는 극구 묵조선을 배척하고 간화선을 주장한다. 마음을 관리하여 지니거나 예의주시하는 것과 생각을 한순간 잊어버리는 것은 어느 기간 동안의 편안함을 누릴 수는 있으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간화선에서 주장하는 화두를 통하여 “생사의 마음을 깨트려버린다.”는 것은 한번 깨달음에 일체를 깨닫는 길이다. 영원한 해결책이다. 그래서 영원하고 확실한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그만치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장주의 형 유보학은 화두를 투득하여 확실하게 깨달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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