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명상

[스크랩] 제 집 비워두고 남의 집에서 살기를 바란다면

娘生寶藏 2017. 12. 20. 11:08

 
 

제 집 비워두고 남의 집에서 살기를 바란다면

 


“밖으로 지팡이를 삼는 게 있으면 절대로 근본이 드러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문이 아닌것을 문이라고 생각해서 열려고 하기 때문이다.

밖으로 지팡이를 삼는 게 있으면 환상이 많이 보이고 누구는 어떻다,

 내일은 어떻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러다보면 잘못되기 십상이다.

또 밖으로 찾으려 하니까

좋은 이름 찾게 되고 높다는 자리 찾게 되고 훌륭하다는 사람 찾게 된다.

어디 영험한 도량은 없나,

어디 고명하다는 스님은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게 된다.

 마치 오른 발 왼발이 따로 놀고 눈 귀가 따로 노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일찍이

 ‘나를 섬기지 말고 자성부처에 귀의하라.’

하신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왠만한 불자라면 다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부처님 전에 엎드려 빌기를 멈추지 않는다.

법당에 가서 절을 하는 것은 아상을 조복받는 하심의 실천이며

나아가 부처님께 자성부처에 귀의하겠다는

서원을 올리는 것인데도 그런 의미의 절이 아닌 기복의 절을 한다.

비는 것은 스스로를 비천하게 여기는 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자성부처를 믿기는 커녕 그냥

 ‘복이나 좀 내려주십시오.’

하는 것이니 어찌 부처님께서 간곡히 당부하신 말씀에 합당하겠는가.

부처님을 경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나의 근본은 본래 부처’임을 믿어 당당한 주체성을 가지라는 것이다.

 바로 대장부의 신앙을 이름이다.

현대는 과학의 시대이다.

 유전공학이 이제는 인간까지 복제하는 단계로 가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살면서 자신의 고귀한 삶을

바깥의 형상에 얽매여 놓는다면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 보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초라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더욱 심한 경우는 점바치의 말이나 부적 따위에 의지하는 일이다.

제 생명 제 가족의 일을 남에게 묻는다는 것부터가

 우수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돈 몇푼 벌어볼 요량으로 만들어 놓은 붉은 종이 쪽지에서

삶의 의지처를 찾는다는 것은 단지 외도나 미신에 불과한 일이다.

과학의 시대에 살면서 어찌 그러한 소극(笑劇)에 동참할 것인가.

신을 만들어 놓고 그 신에게 의지하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더우기 절대신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강요하는 예도 있다.

그러나 어떤 류의 신이 되었든 대상을 세워놓고

거기에 빌고 의지하는 것은 제 집을 비워두고 남의 집에 가서

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남의 목장의 소를 세면서

그 소가 내 목장으로 넘어와 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껍데기가 껍데기에게 비는 허수아비 놀음일 뿐이다.

오관을 출중하게 갖추고 태어난 인간으로서

무엇을 향해 떡 해놓고 빌고 밥 해놓고 빌 것인가.

불법을 만난 불자로서 어디 의지할 곳이 없어서

부적 따위를 벽에 부치고 몸에 지니고 베개 속에 넣어 놓고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고 하겠는가.

그것은 떳떳한 인간이 아닌 노예의 삶일 것이니

 살아서 노예로 지내면 죽어서도 노예,

 다음 생애도 노예이기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어찌 인간답고 불자다운 삶이 이러해야 하겠는가.

부처님께서는 누구나 다 보궁의 열쇠를 지니고 태어났다고 하셨다.

고로 각자 마음의 능력을 계발해서 당당한 주인으로 살라고 하셨다.

허공을 쳐다보며

 ‘나를 구원해주소서.’해본들

 백년이 가도 천년이 가도 메아리는 없으니

 안으로 불을 밝혀 자기부처에 의지하고 자기부처를 만나라고 하셨다.

심지어는 부처님에게도 의지해선 안된다고 하셨다.

불법은 그렇게 당당하고 성스럽고 광대무변한 주체의 법이다.

밖으로 구원을 갈구하는 약한 법이 아니라

 안으로 보궁의 문을 여는 떳떳한 법이다.

그런 불법을 더럽히는 사람이 되지말라.

아까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불법을 더럽히는 일에 뛰어들것인가.

 그 업보를 어찌 감당하려고.

 

<>무유향<>

 

출처 : 붓다의 향기 뜨락
글쓴이 : 日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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