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랑에게 보내는 대혜 선사의 답장 4-6
公이 具決定信하니 是大智慧人이라. 久住靜中工夫일새 方敢說遮般話어니와 於佗人分上에는 則不可니 若向業識이 茫茫한 增上慢人前하야 如此說인댄 乃是添佗惡業擔子리라. 禪門의 種種病痛은 已具前書호니 不識커라 曾仔細理會否아.
본문 ; 공이 결정적인 믿음을 갖추었으니 이것은 큰 지혜가 있는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고요한데서 공부를 하였으므로 감히 이러한 말을 합니다만 다른 사람의 분상(分上)에는 옳지 않습니다. 만약 업식(業識)이 아득히 깊어 잘난체하는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면 악업의 짐만 더 무겁게 할 것입니다. 선문(禪門)의 가지가지 병통은 이미 앞에서 보낸 편지에 갖추어 설명하였습니다. 일찍이 자세히 이해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강설 ; 불교를 공부하면서 결정적인 믿음을 갖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평생을 불교에 몸담고 살아가면서도 의외로 불교와는 거리가 먼 사고를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특히 참선공부를 일생의 가장 큰 일로 여기고 인생 최고의 가치를 오직 참선에다 두고 사는 사람이라면 모든 인간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없어야 한다. 재산도 명예도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이나 칭송도, 심지어 사람노릇마저 일찍이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만약 몇 십 년을 참선공부만하다가 어떤 기회가 되어 사찰의 주지나 기타 명예로운 일에나 재산문제 등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사람은 그동안 참선공부를 한 사람이라고 여길 수 없다. 참선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일반 사람들과는 달라야 한다. 일입청산갱불환(一入靑山更不還)이라고 하지 않던가. 한번 참선공부에 들어섰으면 다시는 인간사에 기웃거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대혜 선사는 증시랑을 결정적인 믿음이 갖추어진 사람이므로 큰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고 찬탄한 것이다. 이와 같이 참선공부는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이 가치관의 학립이다.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무턱대고 참선을 따라하는 것은 마치 모래위에다 건물을 세우는 것과 같아서 조금만 외풍이 불어도 넘어지고 만다. 그와 같은 것을 예로부터 “10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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