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정(李參政)이 질문한 편지 2
自到城中으로 着衣喫飯하며 抱子弄孫하야 色色仍舊호대 旣亡拘滯之情하고 亦不作奇特之想하며 其餘宿習舊障도 亦稍輕微하고 臨別叮嚀之語는 不敢忘也니다 重念호니 始得入門이나 而大法을 未明하야 應機接物에 觸事未能無礙호니 更望有以提誨하사 使卒有所至시면 庶無玷於法席矣일까하노이다
본문 ; 그 후 저가 사는 천주성(泉州城)에 이르러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자식을 안고 손자와 노는 일이 모든 것이 예전에 하던 그대로인데 얽매이고 막힌 정은 이미 없어졌습니다. 또한 기특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숙세의 습기나 오랜 업장도 또한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스님과 이별할 때 간곡하게 일러주신 말씀은 감히 잊지를 못합니다. 거듭 생각해보니 비로소 문에 들어오긴 하였으나 큰 법을 아직 밝히지 못해서 기틀에 응하고 사람들을 제접하며 어떤 일에 당하였을 때는 아직은 능히 걸림 없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시 바랍니다. 이끌고 가르쳐 주사 마침내 지극한 곳에 이르게 하여 주신다면 스님의 법석에 허물이 없게 될 것입니다.
강설 ; 불교를 깨닫고 난 뒤의 효험을 피력한 내용이다. 이참정은 대혜 선사에게서 법문을 듣고 마음이 밝아져서 집으로 돌아 온 뒤에 일상생활은 예나 다름없었지만 자식이나 손자에게 인정에 집착하는 끈적끈적한 감정은 다 사라졌으며 그렇다고 특별한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숙세에 익힌 습기와 업장도 점점 가벼워진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들이 곧 불교를 깨달은 효험이다. 이별할 때 간곡하게 일러줬다는 말은 “이치로는 단박에 깨달아서 그 깨달음에 의지하여 업장과 번뇌가 녹아가지만 사상적으로는 단박에 제거되지 않는다. 차츰 차츰 순서대로 없어진다[理則頓悟 乘悟並消 事非頓除 因次第盡].”이라는 능엄경의 말씀이다. 이 말씀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 잊지 않겠다는 말을 붙이고 다시 겸손한 자세로 큰 법을 더욱 밝히고 싶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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