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밀(富樞密)에게 보낸 대혜선사의 답장 1-13
不得作有無會하며 不得作道理會하며 不得向意根下하야 思量卜度하며 不得向揚眉瞬目處하야 垜根하며 不得向語路上하야 作活計하며 不得颺在無事甲裏하며 不得向擧起處하야 承當하며 不得向文字中引證하고 但向十二時中四威儀內하야 時時提撕하며 時時擧覺호대 狗子도 還有佛性也無잇가 云無를 不離日用하고 試如此做工夫看하면 月之日에 便自見得也리니 一郡千里之事가 都不相妨하리라
본문 ; “있다. 없다.”라는 이해를 갖지 말며, 무슨 도리가 있다는 이해를 갖지 말며, 의식으로 사량하고 헤아리지도 말며, 눈썹을 치켜들고 눈을 깜박이는 곳을 향하여 집중[垜根]하지도 말며, 언어의 길에서 살 궁리도 하지 말며, 일없는 껍질 속에 숨어 있지도 말며, 화두를 드는 곳을 향해서 알려고도 하지 말며, 문자를 이끌어 증명하지도 마십시오. 다만 12시 행, 주, 좌, 와 안에서 순간순간 이끌어 오고 순간순간 들어보십시오.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 이르대, 없다.”라고 한 것을 일상생활을 떠나지 말고 시험 삼아 이와 같이 공부를 지어보면 날이 가도 달이 감에 곧 스스로 보게 될 것입니다. 일개 군의 천리의 일이 모두 서로 방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강설 ; 이 단락에서는 흔히 무자십종병(無字十種病)이라고 하는 무자 화두를 드는데 일어 날 수 있는 열 가지 병중에 여덟 가지가 소개되었다. 화두를 들다보면 온갖 여러 가지 분별심이 일어나고, 이리 저리 궁리를 많이 하게 되어 본문에서 열거한 그와 같은 망상이 일어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간화선 공부는 부처의 생각도 성인의 마음도 붙어서는 안 된다. 그 모두가 망상이며 번뇌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자 화두만을 철저히 들고 또 들어서 자신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느낄 수 없는 일념의 경지에 이르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회생활을 하거나 정치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체의 일이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고 일상생활 그대로가 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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