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밀(富樞密)에게 보낸 대혜선사의 답장 1-10
願公은 硬着脊梁骨하야 莫作遮般去就어다 作遮般去就底인댄 雖暫拘得箇臭皮袋子住하야 便以爲究竟이나 而心識紛飛호미 猶如野馬하야 縱然心識이 暫停이나 如石壓草하야 不覺에 又生하나니 欲直取無上菩提하야 到究竟安樂處면 不亦難乎아 某亦嘗爲此流의 所誤러니 後來에 若不遇眞善知識이런들 幾致空過一生일러니라 每每思量컨댄 直是叵耐로다.
본문 ; 그대는 부디 척량골을 굳게 세워서 이러한 거취를 짓지 마십시오. 이러한 거취를 짓는다면 비록 잠깐 동안은 냄새나는 가죽 부대를 구속하고 머물게 하여 곧 구경의 경지를 삼으나 그러나 심식(心識)이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것이 마치 아지랑이와 같습니다. 비록 그렇게 하여 심식이 잠깐은 멈춘다지만 마치 돌로써 풀을 눌러놓는 것과 같아서 불각에 다시 살아나는 것과 같습니다. 곧바로 최상의 깨달음을 취해서 구경의 안락한 곳에 이르고자 한다면 또한 어렵지 않겠습니까? 저도 또한 일찍이 이러한 무리들에게 잘못 배운 바가 되었습니다. 뒷날 만약 참다운 선지식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일생을 헛되게 보낼 뻔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강설 ; 척량골을 굳게 세운다는 말은 좌선을 할 때에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한다는 뜻과 아울러 참선을 함에 있어서 올바른 견해를 굳게 지니고 삿된 견해에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 올바른 견해란 이 몸뚱이를 좌선을 한다는 명분으로 가만히 앉아 망상만 어지럽게 일으키지 말라는 뜻이다. 몸은 앉아 있으나 심식(心識)이 어지럽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따뜻한 봄날 아지랑이가 날아다니는 것과 같게 해서는 참선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설사 이 몸 이 마음을 잠간동안은 머물러 둘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마치 돌로써 풀을 눌러두는 것과 같아서[如石壓草] 금방 다시 올라온다는 것이다. 사람의 심식이란 억지로 눌러둔다고 해서 눌려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아니한다. 마음의 본질을 명백하게 알아서 그 본질에 맞게 공부를 해야 한다.
대혜 선사 자신도 처음에는 묵조사선을 만나 망상과 싸우느라 허송세월을 하였으나 뒤에 올바른 선지식을 만나서 불법을 바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선불교에는 이 서장이라는 참선교과서가 8백여년전 고려 보조(普照) 선사 때부터 있어 왔으나 아직도 위에서 지적한 바대로 이 몸뚱이를 구속하여 참선이라고 여기고 세월을 보낸 것으로 업을 삼는 좌선이 유행하고 있다. 대혜 선사가 말한 “만약 참다운 선지식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일생을 헛되게 보낼 뻔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라는 말을 늘 상기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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