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4
須是當人이 自見得하며 自悟得하면 自然不被古人言句轉하고 而能轉得古人言句하리니 如淸淨摩尼寶珠를 置泥潦之中하야 經百千歲라도 亦不能染汚니 以本體自淨故라 此心도 亦然하야 正迷時에 爲塵勞所惑이나 而此心體는 本不曾惑이니 所謂如蓮花不着水也라
모름지기 당인이 스스로 보아 얻고 스스로 깨달아 얻으면, 자연히 고인들의 말과 글귀에 따라가지 않고 능히 고인들의 말과 글귀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청정한 마니보주를 진흙 속에 두어서 백 천세를 지나더라도 또한 염오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 까닭은 본체가 스스로 청정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미혹할 때는 진로에 미혹한 바가 되지만 이 마음의 자체는 본래 일찍이 미혹되지 않습니다. 이른바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강설 : 불교에는 일찍이 8만 4천 법문이라고 하여 이론이 너무 많다. 그 많은 경전과 어록들의 각각 다른 주장을 따라 가기로 하면 끝이 없다. 결국은 자신이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그 많은 가르침에 이끌려가지 않고 자신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 요체가 되는 점을 선불교적 안목으로 정리하면 “마음”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경계를 만나서 낱낱이 대처하더라도 본체는 변함이 없다. 마치 다이아몬드가 진흙 속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굴러다니더라도 변함이 없는 것과 같으며, 또한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더라도 진흙에 젖지 않는 것과 같다. 선게(禪偈)에 이런 시가 있다. “마음은 만 가지 경계를 따라다니더라도 따라다니는 곳마다 모두 깊고 오묘하다. 경계를 따라 흘러가더라도 그 본성을 알면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다[心隨萬境轉 轉處悉能幽 隨流認得性 無喜亦無憂].” 이것이 선불교의 으뜸가는 근본 취지[宗旨]다.
'서장강설무비큰스님·대새선사의 행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6 (0) | 2013.04.17 |
---|---|
[스크랩] 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5 (0) | 2013.04.10 |
[스크랩] 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3 (0) | 2013.04.01 |
[스크랩] 書狀강설/무비스님/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12 (0) | 2013.03.28 |
[스크랩] 부산연합회 서장(간화선 특강)제1강/유인물(佛敎의탄생과 종류,계보.禪의 八대정신. (0) | 2013.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