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경 계임(陳少卿 季任)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2
便是達磨大師가 出頭來하야 用盡百種神通이라도 也奈何佗不得하리니 只爲佗無道理可障일새니라 利根者는 返被利根所障하야 不能得啐地便折하며 爆地便破라 假饒於聰明知解上에 學得이라도 於自己本分事上엔 轉不得力하리니 所以로 南泉和尙이 云近日에 禪師太多호대 覓箇癡鈍人하야는 不可得이라하니라
본문 ; 그와 같은 사람은 곧 달마대사가 나타나서 백 가지 신통을 다 사용하더라도 그를 어찌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어떤 도리에도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근성이 영리한 사람은 도리어 영리한 근성에 장애를 입어서 졸지(啐地)에 곧 쪼개지 못하며 폭지(爆地)에 곧 깨트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총명한 알음아리에서 배워 얻더라도 자기본분의 일에는 전혀 힘을 얻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남전(南泉) 화상이 말씀하였습니다. “근일에는 선사가 지나치게 많지만 어리석고 둔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강설 ; 머리가 총명영리하지 않고 오히려 우둔한 사람은 하나의 기틀이나 하나의 경계나, 한마디 말이나 한 개의 구절에 부딪혀서 깨달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둔하기 때문에 머리를 굴리지 않으므로 도에 나아가기가 훨씬 쉽다. 요즘 사람들의 병통은 도에 대한 열정도 신심도 없지만 설사 신심이 다소 있고 열정이 조금은 있다 손치더라도 모두가 총명하고 영리하여 이리 저리 궁리하여 어떤 화두도 모두 다 사량 분별과 알음아리로 풀어내고 있어서 화두가 의심이 되지 않는 점이다.
졸지(啐地)란 닭이 병아리를 깔 때 알을 품어 충분히 무르익으면 병아리가 안에서 소리를 낸다. 그때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졸탁동시(啐啄同時)라고 하는 것이다. 화두를 의심하고 의심하여 참다운 의심이 돈발(頓發)한 뒤에 의단(疑團)이 무르익으면 저절로 화두가 타파되는 것을 뜻한다.
폭지(爆地)란 밤을 불에 구울 때 충분히 익으면 폭발하듯이 터지는 것을 말하는데 역시 화두를 드는 공부가 순일하여 동정일여(動靜一如)와 오매일여(寤寐一如)와 생사일여(生死一如)의 관문을 통과하여 의단이 터지는 순간을 뜻한다. 간화선이란 화두를 들다가 종점에 이르러서는 사람의 의식세계에서 마치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됨으로 간화선 공부를 하는 데는 빠짐없이 자주 표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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